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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2 아시아 시리즈의 현재와 미래
야구/글2011. 12. 2. 00:38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 프로팀 최초로 아시아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11월 29일, 결승전에서 우리나라의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하면서 2011 아시아 시리즈가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열린 아시아 시리즈는 2008년 이후로 중단되었던 대회가 3년 만에 다시 열린, 의미 있는 대회이기도 했습니다. 2008년 스폰서 문제로 대회가 중단된 뒤, 지난 2년 동안은 한일 클럽 챔피언십(2009-10), 한국-대만 클럽 챔피언십(2010)이 아시아 시리즈를 대신해서 열렸지만, 뭔가 부족하고 허전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번에 부활한 아시아 시리즈가 더욱 반가웠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부활한 아시아 시리즈를 통해서 느꼈던 점을 토대로 아시아 시리즈의 순기능, 그리고 아시아 시리즈에서 아쉬웠던 점과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퍼스 히트를 통해 호주 야구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아시아 프로 리그의 여러 가지 면을 짧은 시간에, 한눈에 알 수 있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4개국 각 리그 최고의 팀이라 할 수 있는 우승팀이 출전해서 서로의 실력을 겨룸으로서 대략적인 리그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고, 각 리그의 야구 문화, 장·단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중국을 대신해(이번 대회가 대만에서 열렸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했다고 합니다.) 참가한 호주의 퍼스 히트를 통해서 우리에게 낯선 호주 리그의 수준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국 리그에서는 올 시즌에 11전 전승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며 단연 호주 최고의 프로팀의 면모를 보였지만, 아시아 시리즈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면서 아직 동아시아 3국에 비해서는 실력과 경험 모든 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3경기 모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그저 얕볼 수 없는 팀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결승전에서 호투한 장원삼 선수는 대회 MVP를 수상했습니다. 표정이 정말 밝네요.


또한 국내 리그가 승부조작 등 침체기에 빠진 대만 리그이지만, 퉁이 세븐일레븐 라이온즈는 대만 야구의 실력이 여전함을 증명했으며,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을 통해서 대만 리그가 언제든지 다시 중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삼성의 경우 결승전에서 소프트뱅크를 맞아 좋은 경기를 하며 결국 우승을 차지하였는데, 이를 통해 한국팀이 결코 일본팀에 실력 면에서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음을 증명하는 좋은 무대가 되었습니다. 또한 결승전에서 선발로 나와 호투한 장원삼 선수, 또 퉁이 전과 결승전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세이브를 챙긴 오승환 선수는 이번 기회로 일본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아, 박석민 선수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훌륭한 더블 악셀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삼성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스기우치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시아 시리즈의 앞날이 밝지는 않습니다. 역사가 짧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대회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각 팀의 주전 선수들이 다수 결장한 것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삼성만 해도 외국인 투수 두 명과 안지만, 차우찬등의 주력 선수가 불참하였고, 소프트뱅크 역시 원투펀치인 스기우치와 와다, 외국인투수 홀튼과 베테랑 타자 코쿠보 등 많은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퍼스 히트에서도 호주 국가대표이자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소속의 루크 휴즈가 불참하는 등 아시아 시리즈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퉁이는 외국인 투수까지 남겨서 출전시키는 등 온 힘을 쏟아 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아시아 시리즈를 단순한 이벤트 대회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단 3회만에 막을 내린 한일 슈퍼게임(1991,95,99)과 같은 내리막길을 걷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회 자체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이 아시아 시리즈가 계속해서 아시아 야구인의 축제로 남는 방법일 것입니다.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 대회였습니다. (퉁이-퍼스 전, XTM 방송 캡쳐)


또, 이번 대회에서 아쉬웠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심판 문제였습니다. 2008년의 홈런 오심에 그치지 않고, 올해에도 오심 등 심판 자질에 의심이 되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왔습니다. 26일 퉁이-퍼스 전에서 퉁이 선수가 도루를 시도하였는데 명백한 아웃임에도 불구하고 세이프를 선언, 결국 그 주자가 결승점을 올리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결승전에서도 공을 잡은 2루수가 2루에서 발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포스아웃을 선언하였고, 경기 막판에는 주심이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볼을 스트라이크 처리하여 삼진아웃을 선언하는 등 결승전에 걸맞지 않은 판정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나날이 늘어가는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가지 못하는 심판의 자질 문제 또한 아시아 시리즈의 권위에 먹칠을 하는 요소입니다. 이 문제 또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

몇 십 년 뒤에도 아시아 시리즈를 계속 볼 수 있을까요?


한국야구위원회는 내년 아시아 시리즈 개최를 추진 중에 있다고 합니다. 참가팀 수를 차이나 올스타팀, 한국시리즈 준 우승팀을 포함하여 6개 팀으로 늘리고, 여기에 지방 구장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변화를 주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시아 각국의 야구 연맹이 아시아 시리즈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고, 대회의 규모를 키워가는 구상을 계속적으로 한다면, 아시아 시리즈가 축구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같은 비중 있고 알찬 대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gleam☆